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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23_미생: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6.봉수

by 또NEW 2015. 1. 11.

 


미생: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6: 봉수

저자
윤태호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2013-04-30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무섭도록 치밀하고, 벅차게 감동적인 본격 샐러리맨 만화의 탄생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취해라.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게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당신의 어깨를 무너지게 하여 당신을 땅 쪽으로 꼬부라지게 하는 가증스러운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당신은 쉴 새 없이 취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취한다?

술이든, 시든, 덕이든, 그 어느 것이든 당신 마음대로다.

그러나 어쨌든 취해라.

그리고 때때로 궁궐의 계단 위에서,

도랑가의 초록색 풀 위에서,

혹은 당신 방의 음울한 고독 가운데서 당신이 깨어나게 되고,

취기가 감소되거나 사라져버리거든, 물어보아라.

바람이든, 물결이든, 별이든, 새든, 시계든, 지나가는 모든 것, 슬퍼하는 모든 것, 달려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 것에게 지금 몇 시인가를.

그러면 바람도, 물결도, 별도, 새도, 시계도 당신에게 대답할 것이다.

- 「취해라」『파리의 우울』,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요르단 건의 임원 회의 보고회가 진행된다. 작은 것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회의 이슈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기억에 남게 해서는 안 되기에, 사탕 하나까지 취향에 맞춰 준비를 해야한다. 발표에도 파격을 가한다. 그리고 끝내 성취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일을 성사시켰지만, 일의 성공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장그래는 허무하다.

그리고 「취해라」가 이어진다.

살아야 하기에 허무감과 패배감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어떻게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며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수없이 물으며, 지금 내 자리에서의 내공을 쌓아야 한다. 그러면 어느 날 여기가 아닌 어딘가 다른 곳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기대마저 놓친다면, 희망마저 없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을 붙잡고 살아가고 있는 것 아닐까. 미생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지금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지 되묻게 된다. 사실 자본을 위해서 나를 불사르는 건 반대다. 그렇게 사는 데서 의미를 찾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느슨해진 나를 발견한다. 그렇지만 자유롭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멈추어서는 안 된다. 어느 것도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없다. 그냥 자신의 신념대로 열심히 사는 수 밖에. 지금은 그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장그래가 참 멋지게 느껴진다.

 

 

 

       삶은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삶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해서는 승리를 얻을 수 없다.

독자 생존의 가능성이 있다면 비겁하게 공배를 연결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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