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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야우(夜雨)

by 또NEW 2015. 1. 18.

 

 

내가 10대일 때, 난 당시의 아이돌이었던 HOT, 젝키 같은 가수들이 아니라 김민종을 좋아했었다.

좋아하게 된 계기가 기억이 나지도 않을 정도로 오래된 일이라 배우로서의 김민종을 먼저 좋아했었는지, 가수로서 김민종을 먼저 좋아했었는지도 아리송하다. 표절 사건으로 한 동안 그의 노래를 듣지 못하다가 고등학교 때 나온 앨범이 이 노래 '야우'가 있던 그 앨범이었을 것이다. 4번 트랙이라고 기억되는데 쟁쟁하게 인기 끌었던 다른 노래들보다 간주없이 바로 시작되는 이 노래, 빗소리와 휘파람 소리가 좋아 이 노래를 자주 한곡 반복으로 들었다. 혹시 유튜브에 있을까 하고 검색을 했는데 뮤직비디오까지 있었을 줄이야... 처음 봤다며 ㅋㅋ

새벽부터 김민종 공연장에 가서 주구장창 기다리던 기억, 주차장 나오는 길목에서 기다렸다가 악수도 하고 짧은 인사도 하고 며칠동안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방방 뛰었던 기억도 나고. 그런 추억도 없었다면 얼마나 재미없었을까 생각하면 힘들 때일수록 뭐든 별나게 좋아하는 것 한 가지는 갖고 살아야 나중에 미소지으며 그땐 그랬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작은 내 방 침대에 누워 이 노래의 휘파람 소리를 들으면서 사춘기를 보냈다.

지금은 본인 노래 한 꼭지만 부르기도 힘들어 하시는 민종 오라버니를 안쓰럽게 보면서, 동시에 더 이상 노래하는 김민종을 볼 수 없게 된 것을, 그 세월을 슬퍼했다. 한 번씩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긴 하는데, CD들은 전부 어디에 있는지 쌓아놓은 짐을 풀 엄두가 안 나서 패스. 오늘도 추억팔이 노래.

 

" 비가 오는 이런 흐린 밤은 젖은 가슴으로 잠들 수가 없어. 오랜 버릇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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