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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내겐 만병통치약, 판피린

by 또NEW 2015. 1. 19.

 

 

오랫동안 내게 만병통치약은 타이레놀이었다. 원래 약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젊은 여자가 아파봐야 두통, 생리통이니까 견디기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프면 먹는 약은 타이레놀 정도였다. 학부 때 배우기로 타이레놀은 임산부도 먹을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고, 어린 애들도 먹는 약이니까 일차 진통제로는 무조건 타이레놀,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알약을 삼키고 나면 목에 긁힌 듯한 느낌이 남고, 속이 메스꺼린 느낌이 있어 무식하게 참고 참다가 정 안될 것 같을 때 타이레놀을 삼키곤 했다. 응급실에서 일을 할 땐 어린이용 타이레놀 물약을 애용하기도 했다.

 

두통이 있으면 커피를 마시고, 생리통에는 핫패드를 배에 대고, 속이 더부룩할 땐 매실차를 마시고, 감기엔 뜨거운 보리차를 마시며 버티던 내게 만병통치약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 약이 바로 판피린이다. 한 때 애용했는데, 요즘은 먹을 일이 없다가 며칠 전, 엄마가 감기 기운이 있어서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시기에 한 박스 사와서 4알 드시고 컨디션 회복 하셨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필리핀 의사가 이런 종합 감기약이 있으니 좋은 것 같다며 극찬했고(물론 맛이 없다며 정작 본인은 먹고 싶어하지 않았다.) 일반의약품이니 나도 부담없이 처방할 수 있었고, 물약이라 흡수도 빠른 것 같고, 무엇보다 내가 먹어본 결과 너무 효과가 좋았다. 

고질적인 불면증으로 잠을 잘 못자던 내게 이 약은 두통이 있을 때 먹으면 두통도 낫고 잠도 잘 오고. 몸살 기운이 있을 때 먹으면 몸살도 낫고 잠도 잘 오고.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먹으면 몸도 가뿐해지고 잠도 잘 오고. 그야 말로 만병통치약이었다며. 어줍잖은 수면유도제보다는 항히스타민제가 더 효과가 있던 내게 클로르페니라민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니 잠을 잘 잘 수 있게 되어 컨디션 회복에 도움을 준 것 같다. 그래서 살짝 컨디션이 나쁘면서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애용하는 판피린. 그렇지만 내게 만병통치약 같은 판피린이라고 해서 마구 먹는 건 아니라는 것.ㅋㅋ 어쨌든 나는 약 먹는 걸 싫어한다. 그저 내게 잘 맞는 약이라서 약을 먹어야 한다면 1차로 선택하는 약이라는 것.

 

판피린은 여기저기 다 먹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종합 감기약이다.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두통약으로 쓰이는 카페인, 콧물, 알러지에 효과가 있는 클로르페니라민, 기침약 성분인 메틸에페드린, 거담제 성분인 구아이페네신이 포함된 종합감기약이다. 그렇다보니 각 성분이 적은 양이 조금씩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한 가지 특정한 증상이 있다면 그 증상에 맞는 약을 처방받아 먹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아, 판콜도 주성분은 거의 같은 놈이지만 판콜이 몇 방울 더 많으니까 한 방울이라도 적어야 원샷하기 좋다는 이유로 나는 판피린 선택. 판콜(30ml) vs 판피린(20ml), 취향에 따라 선택하세요.

 

늦은 밤 퇴근길에 으슬으슬 감기 기운이 느껴진다면 편의점에서 한 알 구입해 원샷하고 잠자면 좋을 그런 의미로 my favorite.

한 때 약을 좀 팔았지만 ㅋㅋㅋ 판피린과는 전혀 관계 없는 1인의 한밤중의 뜬금없는 판피린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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