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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25_ 인문학 공부법

by 또NEW 2015. 1. 29.

 


인문학 공부법

저자
안상헌 지음
출판사
북포스 | 2012-06-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어느 순간 갑자기 막막함을 느낄 때, 사는 일이 너무나도 공허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인문학을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는데 워낙 광범위한 영역이다 보니 무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 지 막연한 채로 그냥 있었다. 드디어 벼르고 있던 전자책 리더기를 마련한 기념으로 앞으로 독서에 박차를 가해보자는 동기부여가 되어 일단 가이드북을 한 권 읽기로 했다. 어려워보이지 않고, 문, 사, 철로 공부법을 나누어 놓치지 말아야 할 몇 권의 책들을 소개하면서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안내해 주는 구성이 마음에 들어서 이 책으로 골랐다.

 

일단 가이드북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책이다. 인문학 공부에 앞서 많은 Tip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문학이나 역사에 비해 철학은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고, 보통의 마음으로는 근접하기 힘들지만 호기심이 끊임없이 생겨 그 주위를 빙빙 돌기만 했었기에 이 파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일단은 소크라테스부터 시작하려고 비장한 마음으로 개론서 앞 장을 펼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가거나 관심이 있는 철학자나 이론부터 시작하자. 그 철학자가 어떤 질문을 왜 하게 되었는지 큰 그림을 그리고, 내 생각을 보태 가는 것이 좋다. 핵심 개념들을 도식화 시켜 나가는 것도 도움이 되고, 핵심을 잘 정리한 참고 자료나 해설서를 참고하는 것도 적극적인 공부법이다. 저자는 사르트르, 니체, 노자-장자, 공자-맹자, 한비자-군주론의 특징에 따라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소개하고 있다.

 

문학의 경우는 비교적 마음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서 가장 만만해 보였다. 그렇지만 나는 정말 문학을 읽었던 것이었는지, 그저 텍스트만 쫓은 것이었는지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했다. 물론, 문학은 스토리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동안 제대로 문학을 읽지 않았던 것을 증명하는 것은 일단 대략의 줄거리만 두리뭉실 남은 것이 태반이고, 그것조차 없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느낌이나 인상적인 몇 장면들만 떠오른다거나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즐기며 읽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냐 하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한 독서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은 "공부법"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문학을 어떻게 도움이 되도록 읽을 것이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캐릭터 간의 관계를 도식화 시키는 방법,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해 두는 것, 서평쓰기, 좋은 문장에 줄을 긋는 것, 각 소설이나 시의 성향에 따라 중점을 두어야 할 대상이 달라진다는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소설에서 인생을 배우지 못하면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라는 저자의 주장에 조금 아팠다. 그리고 지문에서 소개하는 소설이 분명 읽은 책이었는데 낯설게만 느껴져서 많이 아팠다.  

 

최근 관심있게 읽고 있는 역사책 분야에서 특히 재미있는 팁을 많이 얻었다. 좋아하는 인물 중심으로 역사를 공부해 보는 방법이 인상 깊어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무엇보다 <사기>를 읽고 싶었던 마음은 있었으나 그 방대함에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역사 학자가 아니라면 굳이 전부를 읽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용기를 얻었고, <사기열전>을 하루 한 편씩 읽으면 70편을 읽는 데 70일이 걸린다는 것. 조만간 <사기열전> 대장정을 시작하게 될 수도 있을 듯.

여기에 <일리아스>,<오디세이아>와 같은 신화, <임제록>,<문무관>같은 선에 관한 공부, 한 때 금서였던 책들에 관한 고찰 등 알듯 말듯한 책들을 제대로 한번 읽어보라고 길을 알려준다.

 

 

질문을 잘 해야 제대로 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아는 게 없으면 질문을 할 힘이 없다. 그래서 처음의 시행착오를 감당하는 체력과 끈기가 필요한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힘들지만 끝까지 가 볼 용기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본질을 찾아낼 수 있는 눈썰미가 생겼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해 보면서  인문학 공부 계획을 세워보려고 한다. 다만, 일단 책을 먼저 시작하고 해설서들을 읽는 게 좋을지, 해설서를 먼저 읽고 큰 그림을 그린 후 책을 읽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책을 먼저 읽고 해설서를 읽는다면 내 힘으로 생각하고 부딪혀보게 될테지만 아직 자신이 없기도 하고, 힘들어 금방 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해설서를 읽은 후 책을 다시 읽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시간이 배로 들 가능성이 크다. 해설서를 먼저 읽는 것은 기본적인 이해를 하고 읽는 것이니까 포인트를 아는 데 어려움이 없겠지만, 내 생각은 없이 해설서에 의존할 가능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나의 것이 전무한 상태에서는 이것도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 결국  두 가지 모두 나한테 직접 실험을 해보는 수밖에 없을테니, 일단 먼저 시작부터 하는 것이 지금 해야할 일이라는 게 내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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