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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Thanks to you

by 또NEW 2015. 2. 16.

 

 

 

 

2년 전 오늘, 나는 생일을 맞은 친구와 함께 필리핀에 있었다. 이 친구는 Filipino doctor 인데, 한 때 함께 일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그 친구가 잠깐 필리핀에 머무는 때에 맞춰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었다. 마닐라의 그 친구네 집에서 며칠을 보내고, 보라카이와 코론에 머물면서 평화롭고 행복하기만 했던 시간을 보냈는데, 오늘 생일 축하 메일을 보내고 나니 그 좋았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 날은 친구의 생일을 맞아 새벽부터 친척들까지 모여 대가족이 함께 바스탕가의 어느 private beach로 가족 여행을 갔는데 나도 따라가 융성한 대접을 받았다. 정말 실컷 웃고 떠들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이날 엄청난 양의 음식을 준비해 갔는데, 필리핀 전통 음식들과 신선하고 달콤한 과일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망고 킬러가 되어 망고를 종류별로 먹었다며...

그리고 이어진 여정, 보라카이와 코론.

현지인 친구가 있어서 무엇이든 참 편하게, 싸게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고, 사소한 것들까지 설명을 듣고, 꼭 먹어봐야 하는 필리핀 음식들을 골라 먹었다. 이 친구 덕분에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돼 내 생애 처음으로 여행이 참 편했다.

코론에서의 평화롭고 아름다웠던 시간이 물론 가장 좋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그리운 건, 이 친구와의 수다.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우울할 일이 없었다.

함께 일하는 동안 몰래 스시를 반입해서 먹고, 함께 보냈던 크리스마스엔 둘다 유일하게 마시는 모스카토를 몰래 숨겨와 홀짝홀짝 마시면서 영화를 봤고, 병원에 안 쓰는 방에다 우리 만의 카페를 만들어 두고 능력껏 음식을 모아 놓고 매일 티타임을 가졌었다. 내가 부족한 영어로 말하는 것도 늘 잘 이해해줬고 그래서 '병원'이라는 삭막한 공간에서도 참 재미있었다, 우리.

 

 

갑자기 너무 그리워진 친구, 그리워진 날들.   

Sentim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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