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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27_조선 왕을 말하다 2

by 또NEW 2015. 2. 19.

 


조선 왕을 말하다. 2

저자
이덕일 지음
출판사
역사의아침 | 2010-11-3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SERI CEO 추천도서 [조선 왕을 말하다] 1, 2권으로 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1부. 삼종의 혈맥을 시대를 연 임금들 - 효종, 현종, 숙종

2부. 독살설에 휩싸인 임금들 - 예종, 경종

3부. 성공한 임금들 - 세종, 정조

4부. 나라를 열고 닫은 임금들 - 태조, 고종

 

 

1권에 이은 2권의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왕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다가 기득권을 가진 신하들에 의해 제거되었는지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물론 모두 의혹이지만 갑자기 죽어버린 임금이 몇이냐 말이다. 성리학을 절대화 시키고, 주자를 교조화 하고, 그렇게나 명분을 중요시 하던 서인들의 횡포를 공자가 보았다면 하늘에서 통곡을 했을 것이다. 하긴 그들의 임금은 조선이 아닌 중국에 있으니 조선의 왕은 그저 그들보다 한 레벨 높은 신하라고 여겼던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식으로 왕을 함부로 내치진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절대적인 권력이 있고, 그 아래 권력을 나누어 가질 소수의 기득권 세력이 존재하는 구조에서는 그럴 수 있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겠지 하고 생각하게 되는 걸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도 그리 다를 게 없나 보다.

 

소현세자와 함께 청나라에 끌려갔던 봉림대군은 아버지에 의해 죄 없는 형이 제거되는 것을 보았고, 왕 위에 올랐다. 소현세자는 청의 것을 받아들여 조선을 발전시켜야겠다고 꿈꾼 반면, 북벌을 꿈꿨던 효종. 사대부 문신들이 반길 리 없었다. 서인 정권을 교체해 보려고 하던 중 급사를 했다.

 

예송 논쟁으로 뒤숭숭했고, 기근, 전염벙, 각종 재난으로 평온했던 적이 없었던 현종의 시기엔 김육의 '대동법'이 없었다면 백성들이 가만히 있었을 리 없었다고 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2차 예송 논쟁 이후 서인을 내치기 시작하면서 어느 날 급사를 했다.

 

숙종은 14세의 나이에 송시열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노론 정권과 마주해야 했다. 송시열의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는 모두의 기대를 뒤엎고 송시열을 내치는 데 성공한 숙종은 3번의 환국을 거치며 정권 교체를 통해 왕권을 강화한다. 그러나 왕권 강화에만 몰두했을 뿐, 왕권을 강화해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비전이 없었다. 지금껏 숙종이라고 하면 장희빈 남편이라고만 생각해 왔듯이, 장희빈과 숙빈 최씨를 넘나드는 미인계 정국이 비극의 씨앗을 낳게 된다.

 

아버지가 남긴 공신들을 극복해 보려고 애쓰다가 급사한 예종, 왕 위의 노론을 극복하지 못하고 급사한 경종. 모두 아버지가 남긴 비극의 결말이었다. 이런 역사를 보면 카르마가 있는 것 같다. 갑자기 내게 카르마가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었던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자신이 나쁜 짓을 하면 딸에게 나쁜 영향이 미치게 될까? 라고 물었던 그 질문이 어이가 없어서 "당연하지"라고 말해줬던 게 참 잘한 일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나쁜 짓을 멈추지 않았고, 제발 카르마가 죄 없는 딸 사만다에게 비극이 되지 않길 바라지만.

 

500년 조선의 역사 중에 성공했다고 평가해 줄 수 있는 왕이 세종과 정조 정도 밖에 없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면서도, 이렇게 멋진 위정자를 가졌었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기도 하다.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업적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사실만으로도 무조건적인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세종은 잘 만들어진 왕이었다. 아버지의 손에 묻힌 수 많은 피와 용의 눈물 위에 잘 교육된 왕이 세종이니까. 반면에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라는 역린 위에 왕에 올라 피의 복수를 자행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를 했던 멋진 왕이었다.  

 

나라를 열었던 태조. 역성 혁명이라는 것을 정당화 하기 위해 갖은 명분이 필요했다. 뛰어난 무인이었지만, 사실 조선의 개국은 정도전의 작품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니 패스. 나라를 닫았던 고종은 선조, 인조와 함께 하수구에 쑤셔 넣어버리고 싶은 부끄러운 역사이다. 여태껏 고종은 나름 무언가를 해보려 했지만 흥선 대원군, 민씨 세력에 밀려 제 뜻을 펼치지 못했던 불우한 왕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고종과 민씨는 세트로 구제불능이었던 것이었다. 이런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아픈 역사를 더 곱씹을 필요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망국의 역사와 교집합을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두려운 마음으로 한숨을 내쉰다. 이미 이순신을 넘어 정도전 열풍이 불었다는 것을 유심히 살펴야 할 것이다. 최근 징비록도 드라마로 만들어진 것 같던데.... 시대는 세상을 뒤엎을 혁명가를 꿈꾸고 있다. 정도전, 유성용, 윤휴와 같은 사람들을 더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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