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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35_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by 또NEW 2015. 4. 10.

 


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저자
김현철 지음
출판사
나무의철학 | 2013-11-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대한민국 최고의 심리학자와 함께 떠나는 무의식 세계로의 특급 여...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정신과 전문의 김현철 쌤은 요즘 워낙 유명하니까 특별히 소개할 건 없을 것 같고, 어느 라디오 방송에서 꿈을 해석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것을 묶은 책이라고 한다.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꽤 재미있었다. 막연한 꿈해몽이 아니라 정신분석을 바탕에 깔고 꿈을 통해 무의식이 우리에게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는 것이다. 꿈을 해석한다는 것이 막연한 것일 줄 알았는데 각각이 상징하는 대상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입해서 해석을 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보통은 꿈을 억지로 기억해내려 하지도 않고, 뭔가 막연히 이미지나 느낌만 떠오르는 정도여서 꿈이라는 것에 집중해 본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을 펼치려고 하는 순간 떠오른 꿈이 있어 그 꿈을 해석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아 이 책을 읽기로 했다.

 

내 꿈에 대한 내용을 의외로 빨리 마주치게 되었다. 올 해 들어 몇 번 반복해서 꾼 꿈이 전쟁이 나는 꿈이었다. 한 번은 북한군에 쫒겨 숨어 있기도 하고 일본이 쳐들어 온 적도 있었고 상황은 달랐지만 그럴 때마다 엄마가 없다며 엄마 걱정을 했었다. 보통은 꿈이 생생하게 생각이 나지 않는데, 생생하게 전쟁을 겪은 꿈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꿨기에 이 생뚱맞은 꿈들이 뭔가 의미가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런 내가 마주한 문장.

" 꿈에 북한군이 등장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북한군은 현재 처해진 남북 상황처럼 경계가 무너지면 도발의 가능성 - 현실에서 잘못 뱉어냈다가는 큰 부작용이 예상되는 낡아빠진 욕구나 충동-에 대한 불안을 뜻합니다. "

"꿈에서 전투가 자주 벌어진다면 지금 일상이 매우 고단하다는 뜻입니다."

일단, 뭔가 불안함이 있다는 것. 그런데 엄마... 이건 진짜 엄마일까? 꿈에 나오는 가까운 지인은 보통 '나'를 상징한다고 했는데 엄마하면 떠오르는 그 이미지의 무엇을 내가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  흠....

독립을 하고 싶은데, 무의식은 엄마를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인가? 아니면 엄마가 상징하는 건 뭘까?

한 방에 내 꿈을 해석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거지. 어쨌든 나는 내가 정신적으로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하고 뿌듯해 했는데, 무의식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겠지. 그 대상은 어차피 나만 알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나는 모르는데 나만 알고 있다는 역설의 구렁텅이에 풍덩.

 

몇 가지 더 내 상황에서 생각해 볼 만한 문장들을 정리하자면,

"음식은 사랑, 우정, 야망, 욕정 등을 상징합니다. 특히 단 것에 대한 갈망은 비전형적인 우울증의 증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 거 danger는 위험 danger 합니다."

꿈에서라기 보다는 부쩍 음식에 집착을 하고 있다. 먹는 것 자체에 집착이라기 보다는 음식에 대한 생각을 하는 편이다. 과거엔 요리책이나 요리 블로그를 탐독하는 걸 즐겼는데 최근엔 워낙 전국민적인 "먹방"의 시대가 되다 보니 오히려 시들해진 편. 전국민적인 우울증의 시대인가. 좋아하지 않던 초콜릿을 즐기게 되었고, 아이스크림이 이상하게 땡기는 게 우울증의 증상일까? 하는 경계심이 생겨났다.

 

"가까운 사람의 상실, 아이의 병, 옛 애인의 공격 등 이 모든 꿈의 공통분모는 바로 슬픔입니다. 말 그대로 비극을 꿈꾸는 셈인데, 대개 부적절한 죄책감이 이런 꿈의 모태입니다."

 

"만약 마초 성향이 강한 남자에게 끌린다면 내 안의 여걸 성향을 끌어올리라는 뜻입니다. 자기 주장을 분명하게 펼치고, 거절할 것은 확실하게 거절하고 지나치게 관계에 얽매여 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 입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꿈의 이야기들을 읽고, 그 해석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 또한 내 안에 문제와 답이 모두 있다는 것과 나를 들여다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건 작년 지난하고 힘들었던 시간을 겪은 후 내가 몸소 느꼈던 것과 같은 결과라는 데에 놀랐다. 결국 꿈이라는 건 무의식의 표현이라면, 그 무의식이 자신의 영역도 좀 들여다 봐달라는 아우성이 꿈 아니겠는가. 내 안의 나를 잘 사귀면 최고의 친구와 구루를 얻게 되는 것일 수 있다. 이건 훈련이 필요한 것이고, 그 훈련의 하나로 꿈 속의 나를 들여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꿈의 세계는 또 하나의 방대한 신세계였다. 무언가 반복적인 꿈을 꾼다면, 평소와 다르게 생생한 꿈을 꾼다면 무의식이 강하게 자기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일 수 있으니 굳이 전문가의 해석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상징에 대입해 보며 자신의 처지에 비추어 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E-book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이 책은 이렇게 읽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어차피 프로이트나 융은 어렵다. 이 정도의 책은 옆에 한 권 두고 심심할 때 훑어보다보면 그 상징의 세계에 조금 익숙해 질 수 있을 것이고, 더 관심이 생긴다면 그 관심을 확장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한 권 들여 놓고 싶다.

 

꿈은 정말이지 상상 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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