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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Eat, Pray, Love

by 또NEW 2015. 4. 19.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2010)

Eat Pray Love 
6.4
감독
라이언 머피
출연
줄리아 로버츠, 하비에르 바르뎀, 리차드 젠킨스, 바이올라 데이비스, 빌리 크루덥
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139 분 | 2010-09-30
글쓴이 평점  

 

 

오후에 EBS에서 이 영화를 해주기에 앉아서 봐버리게 됐다. 타이밍을 신봉하는 사람으로서 채널을 돌리다가 광고가 딱 끝나고 영화가 시작할 때 발견을 했기에 이건 봐야지 해버린 것이다. 바야흐로 운명처럼 다가온 영화라고나 할까.

영화관의 커플석이라는 좌석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영화가 이 영화였는데, 영화 내용이 엄청 좋았다거나 하는 기억으로 남지는 않았다. 그 이후에도 몇 번 더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지루하기까지 했었는데, 오늘 이 영화를 보면서 지금껏 왜 이 명화를 못알아 봤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이것도 타이밍인거지.

 

책을 절반쯤 읽었던 탓에(원서를 가지고 있어서 특히 앞 부분만 여러번 읽었던 탓에 ㅋㅋ) 내가 이 영화에 대해 가진 이미지는 컴컴한 욕실에서 절망적으로 신을 찾는 장면이었다. 오늘 본 영화에서는 비교적 짧게 그려져 크게 주목할 장면이 아니었고 오히려 새 남친의 침대 아래에서 울던 장면이 오히려 더 강했다. 남들이 보기엔 나빠 보이지 않은데 나는 벗어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낄 때가 있다. 굳이 결혼 생활이 아니라도 그 공포를 겪어봐서 알기에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뭔가를 하지 않으면 나를 잃을 것 같은 두려움. 그녀는 적극적인 방법을 택했다. 이태리로 가서 이태리어를 배우고, 인도에 가서서 신을 배우기로. 그리고 이태리에 가서 먹고, 인도에 가서 회복을 하고, 발리에 가서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감정이입을 할 수 없다면 두 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동안 잔잔하게 흐르는 영화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도 먹는 것과 명상에 호기심을 가졌던 것을 보면 Eat → Pray → Love의 과정은 자연스러운 회복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난 케이크를 배워 케이크를 구웠고, 수행을 하는 법을 배웠다. 그 과정 자체가 나를 회복하기 위한 고군분투의 과정이었나보다. 이제 이 회복의 과정의 마지막인 Love의 과정만이 남았다. 이제 곧 마지막 여정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암시일까 하고 기대를 해버렸다. 그녀는 비슷한 상처를 안고 극복해가고 있는 그를 우연히 만나 조심스럽게 사랑을 시작한다. 그 사랑이 두려워 떠나려고 하던 순간 발리의 스승은 사랑에 빠져 균형이 깨어지는 것도 균형의 일부라고 충고하고, 그녀는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났으면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삼을 각오를 해야하는 것이라며 그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는 게 좋은 방법이라는 말을 남기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로 한다. 지나가는 누군가의 충고, 혹은 미신같은 한 마디가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었는데 그래서 그녀의 마지막 선택에 열렬히 응원을 했다. 나는 그냥 지나치고 말아 지금껏 후회하며 살고 있는데, 지혜로운 그녀의 선택이 부럽기도 했다. 이제는 가끔 그런 신비로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믿는다. 그리고 나도 나와 정신적으로 비슷한 성장상태에 있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싶다. 아직 미성숙하지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가 비슷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 서로를 성숙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영화, 사람을 참 잘 아는 사람이 만든 영화인 것 같다고 느꼈다.

 

 


Eat, Pray, Love : One Woman's Search for Everything Across Italy, India And Indonesia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출판사
Penguin USA | 2007-01-30 출간
카테고리
문학/만화
책소개
A celebrated writer pens an irresis...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영화를 처음 보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내게 선물해 준 책이었다. 원서라 아무리 읽어도 진도가 나가질 않아 절반 정도 읽다가 넣어둔 책인데 다시 읽고 싶어져 꺼내뒀다. 그러고보니 이 책을 선물해 준 친구가 다음주에 결혼을 한다. 운명적인 게 맞다니까!!! 이 봄, 내게도 사랑이 올까? 라는 이상한 운명론으로 치닫고 말았다. 좋은 영화라는 걸 말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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