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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102

알라딘 중고서점에 책 팔기 알라딘 헌책방에서 책을 종종 사기는 하지만 팔아본 적은 없었다. 책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서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그렇기도 했다. 늘 책을 사면 앞표지 안쪽에 구입 날짜와 간단한 감상등을 메모 해놓는 탓에 낙서가 있는 책은 팔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해 아예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고,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들을 되팔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책장이 비좁아서 책을 둘 곳이 없어지면서 책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얼마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다시 안 볼 것 같은 책들을 한 번씩 읽어보고 버리던가 말던가 결정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읽은 책들은 또 읽다보니 버릴 수가 없는거다. 어떤 책은 예전에 몰랐던 좋은 점들을 발견하기도 했고, 어떤 책은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아서 다.. 2014. 7. 5.
비 내리는 오전, 선인장과 하루키 비가 오면 생각 나는 노래, 에피톤 프로젝트의 아마도 인트로에 들리는 물방울 소리 때문일텐데, 그래서 빗소리가 듣고 싶어지면 이 노래를 듣는다. 대개는 남성 보컬보다 여성 보컬의 노래를 듣는 걸 좋아해서 주로 심규선 버전의 선인장을 듣지만, 종종 외로운 느낌이 들 때 차세정 버전의 선인장도 좋다. 그치만 차세정의 목소리는 뭔가 공중에 흩어져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한 번만 들으면 텅 비어버린 느낌이 들어 한곡 반복으로 설정해두고 반복에 반복을 해서 여러번 들어야 채워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주로 심규선 버전의 선인장을 듣는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새벽까지 책을 읽었다. 며칠 째 끙끙 앓으면서 읽던 이성복 시인의 시집을 마저 읽고, 오랜만에 하루키의 책을 집어들었다. 요즘엔 원작대로 이라고 .. 2014. 7. 3.
隨處作主 立處皆眞: 수처작주 입처개진 중국의 임제선사가 하신 말씀이라고 하는 '수처작주 입처개진' 최근에 이상할 정도로 여러번 마주치는 말이다. 취업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게 스스로 하는 응원의 말. "어느 곳에 있던지 주인이 되고, 그 자리에서 진실하면 된다'라고 뜻을 받아들였다. 껴맞추기 나름이라고 내 마음대로 해석해서 내 상황에 맞추고 있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힘이 된다면 임제 스님도 그게 답이다, 라고 하시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여러 군데 직장을 다니면서 내가 주인으로서 일을 할 수 있는 곳에서는 만족감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의 가장 큰 약점이 간호사로서 병원에서 그렇게 일하지 못했던 것. 아마 두번째 병원이었던 세브란스의 병동에서 일했을 때 그렇게 약하게 마음먹지 않았다면, 간호사로서 주인의 마음으로 일.. 2014. 7. 2.
<Smash> Don't forget me 뮤지컬 드라마 의 Don't forget me. 개인적으론 Katherine Mcphee의 버전을 좋아하지만, 듀엣 버전도 훌륭 smash 라는 단어가 뭔가 부수고, 사고 같은 의미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게 영화나 음악, 공연등의 엄청난 대히트와 같은 뜻이 있다는 걸 이 드라마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이 두 여배우가 브로드웨이의 Bomshell이라는 마를린 먼로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의 여배우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야기인데... 물론 시즌2에는 새로운 뮤지컬이 나오지만... 어쨌든 뻔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하는데도 드라마 속 노래와 무대가 너무 멋져서 자꾸 빠져들게 된다. 나쁜남자 홀릭, 영국 발음 홀릭을 다시 겪어 잭 데이븐포트에 빠지기도 하고, 제레미 조던이 부르는 노래들이 너무 좋.. 2014. 6. 29.
스크립트 읽기: <The Notebook> 2004년作 영화 이 10주년을 맞았다. 너무 좋아하는 이 영화가 10주년을 맞은 기념으로 스크립트 읽기에 도전했다. ...... 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한동안 매일 영어를 사용하며 일을 했는데 이젠 전혀 쓰지 않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영어 인터뷰를 하게 되면서 영어가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는 걸 알고는 멘붕... 뭐라도 해야겠다 싶은 마음에 영어 스크립트를 소리내어 읽기로 마음을 먹고 적당한 스크립트를 찾다가 아마도 제일 많이 보아서 가장 익숙한 영화 으로 정했다. DVD도 있고, 영화 파일도 가지고 있는데 DVD는 호주에서 구입했던 거라 한글 자막이 없고, 플레이 하는게 내 오래된 노트북으로는 꽤 귀찮은 일이므로..... 그냥 영화 파일을 돌려보고 있다. 인터넷을 뒤져서 스크립트를 찾아냈.. 2014. 6. 27.
수플레 치즈케익, 내 사랑♥ 홈메이드 수플레 치즈케익 올 봄에 집에 오븐을 들이고, 몇 년간 배우려고 벼르고 있던 꽃케이크를 배우면서 이래저래 케이크를 구웠다. 제과에 대해 제대로 기초부터 배운 것도 아니고 인터넷을 통해 얻은 레시피들을 집에서 실험을 해 보는 정도로 홈베이킹을 하고 있다. 꽃케이크는.... 버터크림을 그닥 좋아라하지 않는 나와 엄마의 취향에 따라... 조용히 사양길로. 평소에 치즈케익을 젤 좋아하는데, 그래서 치즈케익 레시피를 찾아보고 벽돌같이 생긴 크림치즈를 사들여서 치즈케익을 굽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보들보들한 질감의 수플레 치즈케익을 좋아해서 인터넷을 통해 얻은 레시피를 실험하기 시작했다. 오랏? 중탕으로 오븐에 넣으라고??? 처음 구웠던 치즈케익은 생크림도 들어가고, 사워크림도 들어가는 레시피. 생크림도 .. 2014. 6. 25.
내겐 참회의 기도, 츰부다라니 나는 모태 불교신자이지만, 불교에 대해서는 잔혀 모른다. 그래도 부모님께서 열심히 절에 다니셔서 어릴적부터 자연스럽게 불교의 관습들을 몸에 익힌 것 같다. 할아버지 큰스님께 내 이름을 받았고, 주말이면 자주 깊은 산 속에 있던 절에 가서 뛰어 놀았다. 할아버지 스님이 살아계실 때 우리 집 꼬마들을 참 예뻐해주셨는데....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힘들 때마다 절에 가고 싶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혼자서 기도를 하기 위해 절을 찾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방법 자체를 모르겠다. 지금도... 여전히. 어릴 때부터 다니던 절은 꽤 깊은 산속에 있어서 아빠가 돌아가시고 49제를 그 절에서 끝낸 이후로는 다시 찾은 적이 없었다. 새로 바뀐 주지스님도 낯설었고, 아빠가 없는 절이 더 이상 '우리'절이 .. 2014. 6. 24.
이상형에 관한 별☆ 생각 누군가를 소개 받을 때 으레 받는 질문이 "이상형은?" 이런 거 아닐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했다. 난 이런 이런 사람이 이상형이야, 라고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을 뿐더러 이런 조건은 꼭 갖추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키가 작은 남자를 만나다 보면, 키가 좀 큰 남자를 만나고 싶어지다가, 가난한 남자를 만나면, 이왕이면 담번엔 좀 돈이 많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졌다가, 말이 잘 안통하는 남자를 만나다 보면, 스마트한 남자가 만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니 이것저것 저울질하다보면 웃기게도 이젠 얼굴도 잘 생각이 안나는 젤 처음 만났던 남자가 가장 나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저자 임혜지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09-09-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 2014. 6. 23.
Wish List,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map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와 같은 제목을 단 책들이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름 문학 소녀임을 자청하던 나는 뭔가 대놓고 가르치려고 하고, 어떤 것을 하도록 조종하려고 하는 이런 책들을 좋아해선 안되는 거였다. 적어도 책이란 것은 문학적인 은유와 비유를 통해 만들어진 마음속의 영상에 의해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평소엔 자기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다. 아무리 매혹적인 제목을 달고서 유혹을 해도, 난 관심이 없는 척하는 데에 소질이 있었다. 나의 유치한 고집으로 이렇게 잘 쌓아놓은 나만의 성이 한 번씩 폭싹 주저앉을 때가 있다. 나는 부실공사의 여신이었다. 내게 취향이라는 것은 모래성 같은 것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성이 무너질 때마다 자기계발서를 닥치는 대로 읽었다. 결국엔 .. 2014. 6. 19.
29, 금지된 것들의 시작 29 내 인생을 둘로 나눈다면 고민없이 스물 아홉 이전과 이후로 나누겠다. 스물 아홉살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것 같다. 그게 내 인생에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세상을 떠나는 어느 날 알게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로 인해 많이 성장했고, 많이 불행하니까 그냥 퉁치면 될 것 같다. 스물 아홉이 되기 전까지의 나는 순종적이고 모범적인 사람이었다. 학창시절 결석 한 번 한 적 없었고, 금지된 것들에 호기심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차가 없는 한산한 집 앞 도로에서도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지 않으면 건너지 않았다. 물론 대학생이 되어서, 그것도 3학년 이후였던 것 같은데... 아침 수업을 몇 번 빼먹은 적은 있다. CSI를 보느라고, 혹은 갑자기 영화가 보고 싶어서 같은 이유로. 그러나 미드가 끝.. 2014.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