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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20_ 어떻게 살 것인가

by 또NEW 2014. 12. 30.

 


어떻게 살 것인가

저자
유시민 지음
출판사
생각의길 | 2013-03-1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힐링에서 스탠딩으로,멘붕 사회에 해독제로 쓰일 책자유인으로 돌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작년에 이 책이 나왔을 때 읽다가 다 못 읽었던 게 기억났다. 개인적으로는 유시민을 썩 지지하는 쪽도 아니고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먹물 느낌 좌르르 흐르는 유시민이라는 이름보다는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제목에 방점을 찍고 읽었다. 올 한 해 내 고민의 8할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떤 식으로 고민을 하는지 궁금했다.

 

나는 일생의 약 1/3을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대학 학비까지 부모님이 내 주셨고, 나름 졸업하면 취업이 보장된 전공을 골랐던 탓에 치열하게 사회에 부대끼지 않고 20대를 보냈다. 그게 독이 되어 내 삶을 망가뜨릴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나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세상을 만만하게 여겼고, 서른이 넘어서야 그 혹독함을 겪으며 방황을 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건 20대에 했어야 할 고민이라고 후회하면서 말이다. 쉬워 보이는 길을 택해서 걷는 것은 낭떠러지를 맞을 마음의 준비가 없기 때문에 조금만 자갈길에 발이 채이면 금세 주저않고 만다. 그래서 크고 작은 도전을 각오해야 할 길을 택해야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어렸을 땐 몰랐다. 돌이켜 보면, 그 시절 내가 도전이라 여겼던 것들이 얼마나 비겁한 행동이었는지, 그 마저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이 부끄럽다. 작년, 올 해 유난히 힘들었던 게 삼재 탓이라며 위안 삼고 있지만, 인과응보인 것이란 걸 안다. 그리고 더 늦지 않은 순간에 이 방황의 시기를 겪은 것이 얼마나 감사한 지 모른다.

 

저자는 '유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동의한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으며, 사람이 과연 선한 존재일까 여전히 의문을 풀지 못한 나는 아직 '유대'를 생각할 정도로 생각의 폭을 넓히지 못했지만, 공공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무엇을 할 것인가로 생각은 확장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대'의 방향으로 향하게 될 것 같다. 내가 가진 화살표가 그 쪽을 가리켰으면 좋겠다.

" 생물학적 접근법에 따르면 진보주의란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은 타인의 복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타인의 복지를 위해 사적 자원의 많은 부분을 내 놓는 자발성"

나도 이 진보주의에 대한 해석이 좋은 것 같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지독한 고민에 수없이 부딪히며 멍들고 까지고 울고,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고, 또 부딪히는 한 해를 보내고,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운명 같은 것이었구나 하고 엄청난 의미부여를 해 본다. 아마도 우리는 죽을 때까지 이 고민을 갖고 살게 될 것이다. 선택의 순간마다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매일매일 준비하는 게 인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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