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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애정하는 화장품, 솔트크림

by 또NEW 2014. 12. 9.

​30년을 살면서 큰 피부 트러블 없이 살았고, 화장품을 가리지 않아도 피부에 문제가 없었기에 이것저것 쓰고 싶은 화장품을 쓰고 그만큼 피부에 소홀했던 것 같다. 아주 오래 전 피부 관리실에서 몇 번 피부 관리를 받아본 적 있었던 것 외에는 특별한 관리를 받아본 적도 없고, 피부과 출입은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지난 겨울, 경보도 없이 재앙이 닥쳤다. 아마 모든 재앙의 수순이 그러하듯이 경보가 수차례 있었겠지만, 겪어본 적 없는 것들이었기에 신경쓰지 않고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어쨌든 피부에 대재앙이 닥쳤다. 당시 일 때문에 못 먹고, 못 자고 매일 매일 사는 게 사는 게 아닌 삶을 겨우 살아내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고, 그게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게 되었다. 하나 둘, 뾰루찌가 올라올 때마다 스트레스 받아서 올라온 뾰루찌겠거니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껏 그래왔으니까. 그런데 없어지지 않고 자꾸 자꾸 생겨나더니 얼굴을 덮어버렸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집 밖에 못 나갔고, 일을 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일을 했다. 친지들이 나를 못 알아볼 때가 되어서야 이렇게 살 수는 없다며 직장을 때려치게 된다. 이제 스트레스원을 제거했으니 얼굴도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두달이 지나도 내 얼굴은 그대로였다. 

미련하게 그제서야 피부과를 찾았고, 주사(Rosacea)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로 20대 후반-30대 여성에게 잘 생기고, 마스크를 쓰면 가려지는 위치에 집중되며, 트러블을 짜면 고름 같은 게 나오는 게 아니라 장액성 물만 나오고, 그대로 두면 없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원인도 정확하지 않고, 잘 낫지도 않고, 완치도 안 되고, 재발도 잘 된단다. 말초혈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술, 온천, 찜질방도 금지. 몇 달 동안 피부과 레이저 치료를 받으며 피부과 약을 먹었고, 지금껏 피부에 무관심하게 살았으니 피부 관리도 하면서 살라는 하늘의 계시로 여기기로 하고 화장품부터 바꾸기로 했다. 피지오겔, 세타필 같은 순한 화장품을 쓰면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솔트크림. 인터넷 상에 떠도는 비포, 애프터 사진들을 보면서 이걸 써보자 싶었다. 가장 마음에 든 점은 '하나만' 바르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 놈의 귀차니즘.  

 

(*** 암버팜 솔트크림 홈페이지: http://amberpharm.co.kr/html/main.html?PHPSESSID=b9c1bc6496ff3b8bdcd0972c1f667afd,)

 

솔트크림과 솔트워터.

두 가지를 주문해서 쓰고 있는데, 쏠트크림의 제형은 생각보다 더 진했다. '스킨-에센스-로션-크림'의 일반적인 과정을 쏠트크림 하나로 대체 가능하다고 했는데, 사실 맨 얼굴에 쏠트크림만 바르는 게 보습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발림성에 문제가 있었다. 물론, 이건 계속 반복 사용하다보면 익숙해지긴 하는데, 너무 빡빡하게 발린다고 해야하나. 솔트워터는 내가 사용하려고 산 건 아니었는데 얼굴에 뿌리고 솔트크림을 바르면 확실이 매끈하게 발린다. 귀찮을 땐, 그냥 크림만 바른다. 바르고 나면 번들거림이 있긴 한데 시간이 지나면 흡수가 된다. 메이크업을 하기까지는 흡수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긴 하다. 주로 저녁에 듬뿍.

사실 요즘엔 솔트크림보다 솔트워터를 더 애용하는데, 엄마가 몇 년 전부터 갑자기 햇빛 알러지가 생겨서 햇빛만 쐬고 오면 목 뒤, 팔에 빨갛게 좁쌀처럼 올라오면서 가려워하셔서 여름에 거의 가리고 다녀야 했고, 증상이 있을 때마다 스테로이드 피부 연고를 바르고 계셨다. 그래서 혹시나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해서 솔트워터를 한 번 뿌려보시라고 쏠트크림을 사면서 같이 사서 드린 것이었는데, 이게 효과가 있었다. 매일 목, 팔에 뿌렸더니 햇빛 알러지 증상이 거의 없어졌고, 강한 햇빛에 노출되었을 때 약하게 증상이 생기면 듬뿍 솔트워터를 뿌려두면 금새 가라앉았다. 예전에 읽은 책(고등어를 금하노라)에서 독일에서는 심한 아토피에 북해 요양을 권하기도 하는데, 북해는 공기에 항상 소금물에 방울져 돌아다니고 이것이 면역 기관을 자극해 좋으며 소금물 목욕 같은 걸 병행하면 아토피에 좋아서 저자가 아들의 아토피 치료에 북해 요양과 소금물 목욕을 병행했다고 나온다. 왜 솔트크림이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갑자기 이해하게 되었다며 신나서 엄마한테 설명하기도 했다. 어쨌든 햇빛 알러지에 강추하는 솔트워터. 울 어머니, 올 여름 쏠트가 좋다며 칭찬을 달고 사셨고, 뭔 이유든 피부가 가렵기만 하면 솔트워터를 뿌리시는데, 난 계속 솔트워터를 공급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부끄러운 Before & After. 흑백처리 하고 싶었으나, 색상보정 하지 않고 대신 많이 가리고 ㅋㅋㅋ 이게 물론 솔트크림만 사용한 것은 아니고, 피부과의 도움을 받은 것이긴 한데, 치료 이후에 솔트크림을 쭉 쓰면서 큰 트러블의 재발은 없이 보내고 있다. 오늘 찍은 After 사진엔 생리 기간이라 턱에 호르몬성 뾰루찌가 몇 개 올라왔다. 솔트워터 듬뿍 뿌리고, 2차로 크림을 듬뿍 발라두면 더 심해지지 않고 며칠 지나면 가라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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