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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18_닥치고 정치

by 또NEW 2014. 11. 24.

 


닥치고 정치

저자
김어준, 지승호 (엮음)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11-10-1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팟캐스트 세계 1위에 빛나는 [나는 꼼수다] 김어준 무학의 통찰...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왜 갑자기 이미 지나간 이슈인 이 책을 꺼내 들었느냐, 좀 갑갑해서 그랬다고 치자. 너무 세상이 막무가내로 흘러가니까, 막말이 좀 필요했다고나 할까. 2011년으로 돌아가서 <나는 꼼수다>의 시대로부터 지금은 어떤 변화를 맞았는지, 가져야 할 대표자를 갖지 못해서 우리는 어떤 댓가를 치루고 있는지 답답해서 "우리 손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는 붐이 일었던 그 시기에 대한 향수가 몰려왔다. 아플 때 일수록, 힘들 때 일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잊지 않기 위해서 책을 펼쳤다. 그렇지만 가운데 부분인 진보 진영에 대한 내용은 역시나 재미가 없다. 총수가 말하는 데도 재미가 없을 정도면 진짜 재미가 없는 것이다.

 

" 우가 세계를 약육강식의 정글로 보고 내가 먼저 포식자가 되어 살아남아야겠다는 공포에 대한 반응이라면, 좌는 정글 그 자체가 문제라고 접근하는 이들이야. 개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자원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어차피 제한된 자원이니 이걸 두고 경쟁만 해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좌도 정글의 불확실성이 두려운 건 마찬가지지만, 우가 그 공포에 압도되어 자기만이라도 살려고 반응하는 거라면, 좌는 그 공포를 잘게 나눠 각자가 담당해야 하는 공포의 몫을 줄여서 해결하려 하는 거라고. 문제는 밀림 그 자체에 있는 거니까. 우가 본능적 반응이라면, 좌는 논리적 대처야. " (P43-44)

 

좌, 우에 관해 설명하는 내용이 참 좋다. 이렇게 이해하기 쉽게 딱 정리해 주는 것.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가장 반했던 대목이 바로 좌, 우에 대한 정의였다. 우리나라 현실 정치를 겪으면서는 도무지 좌가 뭔지 우가 뭔지 체득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된다. 우리나라는 방향성이 없는 정치라는 걸. 그러니 헷갈릴 수 밖에. 

 

 

그 당시의 불우한 시대를 지나, 우리는 마땅히 가졌어야 할 대표자를 갖지 못했다. 그 당시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은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틀렸다는 게 드러났다. 배는 깊은 바다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 때 승무원으로 배를 탔던 사람으로서 내가 타고 있던 배가 갑자기 엔진이 꺼지고, black out이 된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공포를 겪었는데, 내가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의 공포보다 훨씬 큰 공포로 죽음을 맞이 했을 아이들을 잊을 수가 없다. 특히, 이후의 정부의 태도와 행동을 보면서 요즘은 내 나라를 잃은 기분이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독립 투사의 심정으로 고민하게 된다.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나라, 행동하지 못하게 하는 나라,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나라,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나라,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는 내 나라가 참 부끄럽다.

 

이 나라의 정치가 무엇인지 계몽시켜 준 <나꼼수>에는 언제나 빚진 마음이지만, 잊지 않는 것 밖에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참 멋진 사람, 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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