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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이상형에 관한 별☆ 생각

by 또NEW 2014. 6. 23.

누군가를 소개 받을 때 으레 받는 질문이 "이상형은?" 이런 거 아닐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했다. 난 이런 이런 사람이 이상형이야, 라고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을 뿐더러 이런 조건은 꼭 갖추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적은 편이기 때문이다. 키가 작은 남자를 만나다 보면, 키가 좀 큰 남자를 만나고 싶어지다가, 가난한 남자를 만나면, 이왕이면 담번엔 좀 돈이 많은 남자를 만나고 싶어졌다가, 말이 잘 안통하는 남자를 만나다 보면, 스마트한 남자가 만나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니 이것저것 저울질하다보면 웃기게도 이젠 얼굴도 잘 생각이 안나는 젤 처음 만났던 남자가 가장 나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등어를 금하노라

저자
임혜지 지음
출판사
푸른숲 | 2009-09-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뮌헨의 행복 건축가,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가족 안에 짓다중요...
가격비교

 

<고등어를 금하노라>는 책을 읽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읽고, 책장 깊숙한 곳에 자리 차지하고 있던 책인데 오랜만에 꺼내 읽다가 뜬금없이 '이상형'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적어도 평범한 주류가 되어 남들의 기준에 맞춰가며 사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은 나는 이 책을 읽고 눈을 번쩍 떴다.'결혼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남자가 나타나면 이 책을 읽게 해야겠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면 평생을 함께 해도 좋을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제목은 요상하지만, 몇 가지 면에선 내 삶의 바이블이 될 소중한 책.

 

아, 이상형..... 얘기를 하고 있었지.

그러니까, 이 책과 이상형과 무슨 상관 관계가 있냐 하면, 이 책을 통해서 내가 배운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 나는 '환경'에 대해 끈임없이 관심을 가져온 사람이라는 것. 작은 것들 밖에 실천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금 더 적극적인 행동을 늘 꿈꿔왔다는 것. 둘째, 역사에 대해서 전혀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이 모양으로 살고 있다는 것. 남은 생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 역사 교육부터 제대로 받아야 한다는 것. 셋째, 돈보다 시간이 더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결혼과 양육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한다면, 더더욱 저자의 양육법을 따를 것 같다.)

나는 이 생각들을 실천에 옮기며 살고 싶다.

그러니까 앞으로 내 이상형이라 함은 '나와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 정도로 규정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 더 보태자면, 그런 신념을 지키며 살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

 

최근엔 '정신 상태 멀쩡한 사람'만 찾을 수 있어도 다행이라고 여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행복하려면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는 것은 생각의 큰 발전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나와 전혀 다른 것을 가진 사람들에 매력을 느끼는 취향이었고, 늘 실패했다. 누군가는 처음부터 내가 끝까지 함께 할 수 없는 여자라 여겼고, 누군가는 별 생각없이 내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는 듯 본인의 것을 버리려했고, 누군가는 나의 약점을 비난했으며, 누군가는 내게 자신의 신념을 주입시키려 애썼다. 그리고 그 모두 처참히 실패했다.

 

이상형을 서술할 때 으레 쓰이는 잣대들... 외모? 직업? 재력? 집안? 학력?

사실 그 모든 걸 내가 따질 처지가 되는지.... 그러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 자로 재어 지는 것들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런 것들이 없어도 반짝반짝 빛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찾고 싶다. 물론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가을방학의 노래 <취미는 사랑>을 BGM으로 깔아야 할까보다.

 

관건은, 과연 내가 삼십년을 품고 살아온 취향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하는 것이고, 신념에 관한 사상검증의 방법이 모호하며, 신념 외에 아무것도 없어도 멋질 사람이 도대체 세상에 있기나 한 것인지 하는....... 해결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것. 결국 이상형이란 것 자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아닌가......... 하루키의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어쩌고 하는 소설이 떠오르는데, 100퍼센트라고 여겼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스쳐지나가는 그런거 아니었던가.  

 

결국, 이상형에 대한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별에서 온 그대쯤 되어야 가능할수도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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