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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13_미생: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2:도전

by 또NEW 2014. 10. 19.

 


미생: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2: 도전

저자
윤태호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2012-09-15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인생은 거대한 바둑판 그 위에 던지는 오늘의 한 수! 원 인터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미생> 1권과 비교해 2권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니까 당연한 것인가?

크게 두 가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앞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는 거래처의 사정을 살펴주던 좋은 사람이었던 박대리는 자신이 호구였음을 알게 된다. 장그래의 칭찬의 말에 날개를 달아버린 박대리는 평소와 다르게 강하게 나간다. 거래처 사장이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성동격서(聲東擊西: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의 상황을 만드는 것을 눈치를 챈 장그래는 '꼼수는 정수로 받는다'며 피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서서히 장그래의 통찰에 내 마음이 열린다.

뒷 부분은 인턴 사원들의 발표를 평가받는 날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묻어 가려는 사람도 있고, 지름길만 찾으려는 사람도 있고, 자기 주장만 펴려는 사람도 있고, 핵심은 없고 껍데기만 요란한 사람도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왜 그 수를 거기에 뒀는지 설명해봐.

 

그...그냥.

 

바둑엔 그냥이란 건 없어.

어떤 수를 두고자 할 때는 그 수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이 있어야 해. 그걸 '의도'라고 하지.

또, 내가 무얼 하려고 할 때는 상대가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 그걸 상대의 '의중'을 읽는다라고 해. 왜 그 수를 거기에 뒀는지 말할 수 있다는 건 결국 네가 상대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형세를 분석한 너의 안목이 어땠는지 알게 된다는 뜻이야.

그냥 두는 수라는 건 '우연'하게 둔 수인데, 그래서는 이겨도 져도 배울 게 없어진단다. '우연'은 기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오는 선물 같은 거니까. 우리 '준비' 할까?

 

 

2권을 읽는데,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것이 있다. 이야기 중간에 바둑 이야기가 나오면 문맥상 이해를 할 수 있지만, 바둑판이 떡하니 나오며 조훈현 9단과 녜웨이핑 9단의 이야기로 전환되면 까막눈이 되어 버린다. 눈이 있어 보긴 하는데 이해는 할 수가 없다. 100%의 노력을 들여 읽는데, 60%밖에 수확하지 못하니 억울한 생각이 자꾸 든다. 뭔가 내가 알 수 없는 깨알 재미와 진행 상의 큰 줄기를 놓치고 있는 것만 같다.  아직 2권이니까 더 읽기 전에 바둑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바둑에 대해서 아예 모르고 넘어가거나 바둑을 알고 난 뒤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것이다.

 

인터넷을 뒤졌다. 어려운 건 질색이니까 어린이 바둑 입문용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나도 바둑왕>...? 바둑 초보 이런 걸로 검색을 해보기도 하다가 검색에 걸린 동영상이 있었으니 바둑TV에서 방송했던 것인가 본데, <성기창의 2시간 바둑입문>이다.

 

 

 

 

어제 새벽까지 바둑판 무늬의 연습장을 펼쳐놓고 "재밌어, 재밌어"를 연발하며, 선생님을 따라 수를 둬 보면서, 바둑 쌩초보의 무식을 넘어섰다고나 할까 ㅋㅋㅋ 바둑은 집을 짓고, 동시에 공격도 해야 하는 게임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을 잡는 것!! 2시간 바둑 특강을 보고 나서 내일 아침엔 미생의 바둑판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거라는 자신감을 안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잠을 잤다.

오늘 아침 일어나자 마자 <미생>을 집어 들고 1권부터 바둑판만 다시 리뷰를 했다.

오, 첫 수를 화점에 뒀어. 나 이거 뭔지 이제 알아. 실리를 챙겼대. 나 이것도 이제 뭔지 알아. 조훈현 9단이 먼저 집을 지었네. 그러면서 다음에 흰돌은 여기에 놓을까? 아~ 검은돌은 살려면 여기에 놓을 수 밖에 없겠네. 혼자서 다음에 어떤 수가 나올 지 예상도 해보고, 옆에 해설글도 이제야 이해가 된다. 유레카. 바둑, 이거이거 흥미진진하다. 빠져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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