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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7_주식바로보기

by 또NEW 2014. 9. 26.

 


주식바로보기

저자
정성훈 지음
출판사
바보스탁 | 2011-05-1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주식을 공부하는 투자자들에게 '주식바로보기'는 원리를 밝힌 특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나는 2011년 이 책이 첫 발간된 그 해 가을쯤에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다. 그리고 주식에 대해 배우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알게 된 주식바로보기 카페. 당시엔 운이 좋았던 내게 운명처럼 짠 하고 나타난 이 카페를 통해 주식의 기본에 대해 배웠고, 투자자의 자세에 대해 배웠다.

무엇이든 내 것이 가장 좋다는 추천 뻐꾸기를 날리는 것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인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에, 매수, 매도의 이유가 있어야 매매를 바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이것이 진짜라고 생각했다.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잃지 않는 투자라는 것을 가르쳐준 나의 주식 투자의 첫 스승이자 지금까지는 유일한 스승이다.

 

<오래된 미래>를 읽다가 여러번 반복해서 읽고 있는 부분이 있다.

라다크 사람들은 운좋게도 개인의 이익이 전체 공동체의 이익과 상충하지 않는 사회를 물려받았다. 한 사람의 이익이 다른 사람의 손해가 되지 않는다. 가족과 이웃에서부터 다른 마을 사람들과 낯선 사람에 이르기까지 라다크 사람들은 남을 돕는 것이 자기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한 농부가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것이 다른 농부에게 흉작을 초래하지 않는다. 경쟁이 아니라 상호부조가 이곳의 경제를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곳은 공생의 사회인 것이다

 

내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사회도 이런 공생의 사회인데, 주식 투자는 내 가치관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특히 '한 사람의 이익이 다른 사람의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문장을 읽고 또 읽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주식이란 게 결국엔 제로섬 게임같은 것이라 내가 수익을 얻으면 누군가 잃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나의 풍작이 누군가의 흉작을 초래하는 아픈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 전장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나를 무엇으로 합리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 '굳이 주체가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에 의해 어떤 사람은 잃고, 누군가는 얻는다'는 논리는 너무 후진거잖아. 이렇게 되면 결국 올바른 주식 투자가 될 수 있는 건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고 그 기업의 성장과 함께 이익을 나누는 '가치투자'만이 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건 내가 바랬던 답이 아닌데, 어쩔 수 없는 정답인 것 같다.

 

이 책은 명백히 가치투자에 관한 책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가치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주식 시장이란게 우리 사회의 축소판 같아서 결국엔 큰 돈과 정보를 가진 세력들은 가진 것을 더 큰 덩어리로 쉽게 불리고, 결국 털리는 것은 약자들이 되게 되어 있다. 그런 약자들이 잃지 않도록 큰 그림을 제시해 준다는 데 그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이 책의 가치가 아니라, 이 책의 방식으로 하는 투자의 가치인데... 어차피 돈을 벌자고 투자를 하는 것이라면, 그 목적에 충실하는 것이 선(善)이라고 합리화시킬 수 있는 것일까. 이러면 MB와 내가 다를 게 뭔가 싶은 자괴감이 든다.

사실 그래서 지난 몇 년동안은 '가치투자'라는 명목의 투자를 해왔고, 꽤 높은 수익률을 얻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채워지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는데, 그게 욕심인가?

 

이 책이 말하는 매매의 핵심은 급등할 수 있는 주식 종목을 발견해, 주가가 움직이는 심리를 파악하고 차트 베이스와 심리값을 바탕으로 한 이유 있는 매매를 하는 것이다. 급등할 수 있는 주식이라는 것이 기업의 가치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려 돈을 벌려는 누군가의 개입을 읽고 그 등위에 올라타서 덩달아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기에, 이 핵심을 배우면 물론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악(惡)'이 되어버린 자본주의 사회를 더 이상 비판할 수는 없게 될 것이다. '옳지 않은 걸, 옳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는 명분을 잃게 될 것이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는 개인의 문제다. 아무래도 나는 스스로 옥죄고 있는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있어서는 비겁한 선택을 하게 될 것 같다. 누가 내게 돌을 던질 것인가! 돈키호테가 되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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