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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만한 젊음의 날들

독서계발 5개년 계획

by 또NEW 2014. 7. 16.

독서계발 5개년 계획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같은거다. 그냥 계획이다.

'독서'가 유일한 취미였던 나름 문학소녀 시절도 있었는데, 그래서 평범한 남들보다는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분명히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조기 노인성 치매인건지 도대체가 돌아서면 읽은 책의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 뭐 어렴풋이 몇 단락의 내용이 스쳐가거나, 인상적인 장면이 한 장면 떠오르거나, 쌩뚱맞은 단어가 몇 개 떠오르거나, 주인공도 아닌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거나 이런 단편들만 남아 책을 읽은건지 만건지, 대충 이런 상태. 난 시간들여 읽었는데, 네이버 검색으로 몇 줄 요약본을 찾아 본 것만 못한 것 같은 억울한 느낌이 드는 그런 상황에 봉착했다. 누구의 글은 어렵고, 누구의 글은 재밌고, 누구의 글은 나와 생각이 비슷하고, 누구의 글은 세련됐고, 누구의 글은 가르치려고만 들고, 뭐 이런 관념적인 평가의 기억은 있으나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렇게 느꼈으니 그럴 뿐.

 

사실 그 이유를 알고 있다는 것은 또 엄청난 반전.

내 나름대로 독서라는 것은 향유를 위한 것이지 배워야 하고, 외워야 하고, 분석해서 알아야 하고 그런 머리 아픈 것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뭐 하나 쉽게 누릴 수 있는 게 필요했고, 나는 책에 의지했다. 그냥 책을 펴고 있는 동안 그 시간이 즐겁고, 해방구로서의 역할을 했으니 내가 의도하고 있던 목적에는 부합하는 것이었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꿈틀대는 지적 욕구가 생겨나 이것 또한 충족시켜야겠는데, 그 방법 또한 독서라고 하니, 지금까지 내 독서는 그 목적으로서의 독서가 아니었을 뿐. 뿌리 깊게 박힌 돌을 굴러온 돌이 한 순간에 뽑아버릴 수는 없는 법 아닌가.

그래서 독서가 어려워졌다.

 

독서의 방법론엔 정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읽다보면 어느 순간엔 '짠~'하고 그 내공이 드러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믿음이 내 발등을 찍었다. 물론 절대적인 독서량과 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단 말이다.

 

독서계발 5개년 계획.

김병완 작가의 <48분 기적의 독서법>을 읽었다. 이런 '기적의~' 따위 믿지 않는데 궁금하긴 한 게 인지상정. 하루 2번 48분씩 독서를 하면 3년 이내 1000권의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계산.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명확한 실행 방향 제시에 그만 혹해버리고, 의식의 임계점이라는 걸 나도 한 번 돌파해 보고 싶어졌다.

 

4월 말부터 시작해 지금 30권째 책을 읽고 있는데, <맹자>를 읽으며 독서 의지를 잃고 막혀있다. 고작 서른 권에서 '다독'의 힘에 대한 회의감에 봉착. 난 그저 제대로 된 독서를 하고 싶었다. 1년에 100권 읽기 이런건 이미 해봤는데, 그 때 내가 뭐라고 생각했던가. 얼마나 많이 읽는가가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런 고민 중일 무렵, <나는 인문학이 처음인데요>의 저자 박홍순 작가의 <아트 앤 스터디> 강의를 듣게 되는데, 다독 보다는 정독을 하며 막히는 부분, 짜증나는 부분과 싸워서 정확히 이해해야 맥락이 생기고 내 것이 되며, 그래야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내가 독서를 하면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과 회의감을 느꼈던 딱 그 부분을 제대로 짚어줬던 강의. 그리고 강유원 박사님은 고전 공부는 20년을 두고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무조건 다독만 하는 공부는 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마감 기한은 필요했다. 3년은 짧고, 10년은 너무 길다. 그렇게 해서 독서 계발 5개년의 방향성이 제대로 잡혔다.

 

 

독서계발 5개년 계획】

** 목표 기한: 5년 (2014.4.25 - 2019.4.25)

** 목표: 1000권의 독서

 

세부사항

   1) 목적있는 독서를 한다.

   2) 정독을 한다. (모르는 것은 반드시 알고 넘어가며, 생각들은 메모하고,   

        관련 지식들을 모아서 제대로 이해를 하도록 한다.)

   3) 시작한 책은 반드시 끝을 본다. 

   4) 독서 노트로 정리한다.

   5) 책 1권 읽을 때마다 10000원씩 저금

 

** 목표 달성 상품: 당당히 지식을 끌어안고 세계 여행을 떠날 자격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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